9월부터 프로젝트 한강 예금토큰 시행
세 줄 요약
· 한국은행의 프로젝트 한강 2단계가 이르면 9월 실거래를 시작합니다
· 참여 은행이 9곳으로 늘고, 개인 간 송금과 생체인증이 새로 들어갑니다
· 전기차 충전 보조금을 예금토큰으로 지급하는 실증이 첫 타자입니다
"1년 뒤에는 은행 앱에서 예금토큰으로 친구에게 송금하는 게 당연해질 수도 있다."
과장처럼 들리시나요. 그런데 한국은행은 그 실험을 이미 두 번째 단계까지 밀고 왔습니다. 이르면 9월부터 시작됩니다. 이름은 프로젝트 한강입니다. 뉴스에 자주 나오지만 정확히 뭘 하는 사업인지 설명해주는 곳은 드물더군요. 오늘은 이걸 처음부터 끝까지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CBDC —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화폐입니다. 실제로 도입한 나라는 아직 손에 꼽습니다.
기관용(도매) CBDC — 일반 국민이 아니라 금융기관끼리 쓰는 CBDC입니다. 은행 간 정산에 사용됩니다.
예금토큰 — 은행 예금을 블록체인 위에 디지털 형태로 옮긴 것입니다. 법적으로는 여전히 은행 예금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우리가 실제로 쓰게 될 물건이 바로 이것입니다.
프로젝트 한강이란 무엇인가
구조는 2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블록체인 기반 기관용 CBDC를 발행합니다. 시중은행은 이걸 받아서 그만큼의 예금토큰을 발행합니다. 그리고 일반 국민이 그 예금토큰으로 실제 물건을 사고 송금합니다.
한국은행이 은행들에게 디지털 금괴를 맡깁니다. 은행은 맡은 금괴만큼만 디지털 상품권을 찍어 손님에게 내줍니다.
상품권 겉면에 적힌 은행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뒤에 놓인 금괴는 한국은행의 것 하나뿐입니다. 그래서 어느 은행 것이든 값어치가 똑같습니다. 이 구조가 돈에 대한 신뢰를 지키는 장치입니다.
정부가 밝힌 목표는 간명합니다. 원화가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참고로 4월에 취임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CBDC와 예금토큰을 첫 번째 정책 우선순위로 꼽았습니다. 총재가 바뀌었는데도 방향이 그대로라는 건, 이게 한 사람의 구상이 아니라 기관의 방향이라는 뜻입니다.
1단계 성적표 — 숫자를 나눠보면
2025년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1단계 실거래 테스트가 있었습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앞의 두 숫자만 보면 성공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나눠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1인당 1.4회. 대부분의 참여자가 한 번 써보고 말았다는 뜻입니다. 원인으로는 두 가지가 꼽혔습니다. 쓸 수 있는 가맹점이 부족했고, 쓰기가 불편했습니다.
1단계가 증명한 것은 “기술적으로 된다”였습니다. 증명하지 못한 것은 “사람들이 쓰고 싶어 한다”였습니다. 2단계가 상용화 검증에 초점을 맞춘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2단계에서 달라지는 다섯 가지
① 참여 은행이 9곳으로
기존 7곳(KB국민 · 신한 · 하나 · 우리 · IBK기업 · NH농협 · 부산)에 경남은행과 iM뱅크가 합류했습니다. 지방은행이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② 개인 간 송금(P2P)과 생체인증 도입
1단계에서 예금토큰은 사실상 결제 전용이었습니다. 2단계에서는 개인끼리 주고받을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가입 절차 간소화, 생체인증, 자동 입출금 기능이 더해집니다. "쓰기 불편했다"는 지적에 대한 답입니다.
③ 가맹점 확보 방식이 바뀝니다
1단계에서는 한국은행이 직접 업종별 대표 가맹점을 골랐습니다. 2단계부터는 참여 은행이 업무협약을 맺은 가맹점도 사용처에 포함됩니다.
작아 보이지만 중요한 변화입니다. 중앙에서 정해주던 것을 각 은행이 알아서 늘리는 구조로 바뀌었으니까요. 은행 입장에서는 자기 고객을 위해 가맹점을 늘릴 유인이 생깁니다.
④ 기한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1단계는 3개월짜리 테스트였습니다. 2단계는 기간을 따로 두지 않았습니다.
이게 이번 발표에서 가장 의미심장한 대목입니다. 한은 관계자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한은이 기관용 CBDC로 기반 인프라를 제공하고, 각 은행이 예금토큰을 활용해 자체 사업을 추진하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즉 이제부터는 ‘실험’이 아니라 ‘서비스’에 가까운 무언가가 됩니다.
⑤ 국고보조금 지급에 씁니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라 따로 떼어 설명하겠습니다.
1단계 vs 2단계 한눈에 비교
| 구분 | 1단계 (2025년 4~6월) | 2단계 (2026년 9월~) |
|---|---|---|
| 참여 은행 | 7곳 | 9곳 (경남 · iM 합류) |
| 기간 | 3개월 한정 | 기한 없음 |
| 송금 기능 | 없음 (결제 중심) | 개인 간 송금 도입 |
| 인증 | 기본 인증 | 생체인증 추가 |
| 가맹점 | 한은이 직접 선정 | 은행 협약 가맹점 포함 |
| 공공 활용 | 없음 | 국고보조금 · 업무추진비 |
| 성격 | 기술 검증 | 상용화 검증 |
전기차 충전 보조금이 첫 타자입니다
2단계에서 가장 눈여겨볼 실증은 국고보조금 지급입니다. 첫 사업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전기차 충전시설 보조금입니다.
그동안 충전시설 사업자에게 일반 계좌로 주던 보조금 중 일부를 예금토큰으로 대체합니다. 지난 6월 말 응모 사업자에 대한 서류 검증이 끝났고, 평가위원회를 거쳐 조만간 사업자가 선정됩니다. 선정된 사업자는 예금토큰 지갑을 만들어 보조금을 받게 됩니다.
공공 업무추진비를 예금토큰으로 집행하는 방안, 그리고 디지털 바우처 연계도 함께 검토되고 있습니다.
왜 하필 보조금일까
여기에 예금토큰의 진짜 무기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프로그래밍 기능입니다.
블록체인 위에 있기 때문에 돈 자체에 조건을 새겨 넣을 수 있습니다. 어디에 쓸 수 있는지, 언제까지 써야 하는지, 어떤 조건에서만 지출되는지를 미리 설정해두는 것이지요.
지금까지의 보조금은 봉투에 담아 건네는 현금이었습니다. 일단 계좌에 들어가면 무엇에 쓰는지 추적하기 어렵고, 부정 수급이 생겨도 나중에야 알게 됩니다.
예금토큰 보조금은 사용처가 미리 정해진 디지털 상품권에 가깝습니다. 충전기 설치에 쓰라고 준 돈이 다른 곳으로 새는 것 자체가 기술적으로 막힙니다.
한은과 정부가 이 실증에서 확인하려는 것이 바로 보조금의 목적 외 사용과 부정 수급을 막을 수 있는가입니다. 성공한다면 복지 바우처, 재난지원금, 지역화폐까지 적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습니다.
왜 지금 서두를까
배경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의 지연이 있습니다.
민간이 발행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하려면 법이 필요한데, 이 논의가 상반기 내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사이 한국은행은 자기 트랙에서 먼저 속도를 내는 모양새입니다.
경쟁 관계로만 볼 일은 아닙니다. 신현송 총재는 7월 국회에서 스테이블코인과 예금토큰이 각각 특화된 용도가 있다고 밝히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순서에 대한 생각은 분명해 보입니다. 중앙은행이 보증하는 안전한 축을 먼저 세워두고, 그 위에서 민간의 확장을 논의하자는 것이지요.
다음 무대는 국채입니다
정부는 7월 발표한 경제성장전략에서, 내년에 한은 기관용 CBDC와 연계한 국채 토큰화 실증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한은 관계자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디지털화폐 블록체인 시스템 안에서 국채가 유통되고 기관용 CBDC로 결제가 이뤄지는 모델이 될 것이며, 국채 토큰화도 큰 생태계 속에서 프로젝트 한강과 연관이 크다는 것입니다.
지급결제에서 자본시장으로 무대가 넓어지는 그림입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실물자산 토큰화(RWA) 흐름과 정확히 맞물리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남은 과제도 있습니다
긍정적인 이야기만 하면 균형이 맞지 않겠지요. 업계에서 나오는 지적은 크게 둘입니다.
첫째, 은행 중심 구조입니다. 예금토큰은 은행만 발행할 수 있습니다. 안전하지만 그만큼 혁신의 폭이 좁습니다. 핀테크와 플랫폼 기업이 낄 자리가 마땅치 않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둘째, 제도의 한계입니다. 현재 예금토큰은 법적 근거를 갖춘 상시 제도가 아니라 실증사업입니다. 본격 상용화까지는 법령 정비가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1인당 1.4회라는 숫자를 넘어설 수 있느냐가 여전히 진짜 시험대입니다. 기능을 아무리 붙여도 쓸 이유가 없으면 쓰지 않으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예금토큰과 스테이블코인은 무엇이 다른가요?
예금토큰은 법적으로 은행 예금이고,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입니다. 예금토큰은 은행만 발행할 수 있고 한국은행의 기관용 CBDC가 뒷받침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민간이 발행하며 아직 국내에서는 원화 기반 발행의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나요?
1단계에서는 참가자를 모집해 8만 1천 명이 참여했습니다. 2단계도 참가자 모집이 진행 중이며, 참여 은행 9곳을 통해 안내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인 모집 방식과 시점은 각 은행 공지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예금토큰을 쓰면 이자가 붙나요?
예금토큰은 은행 예금을 토큰화한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예금의 성격을 유지합니다. 다만 실증사업 단계에서 이자 지급 여부와 조건이 어떻게 설계되는지는 은행별로 다를 수 있으니 가입 시 안내를 확인하시는 게 정확합니다.
CBDC가 도입되면 현금이 없어지나요?
현재 진행 중인 것은 기관용(도매) CBDC로, 금융기관 간 정산에 쓰이는 형태입니다. 일반 국민이 직접 쓰는 소매 CBDC가 아닙니다. 현금 폐지와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9월에 반드시 시작되나요?
"이르면 9월"이라는 전망입니다. 시스템 개발과 참가자 모집이 예정대로 마무리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 일정은 변동될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프로젝트 한강 2단계는 "되는가"에서 "쓰이는가"로 질문을 옮긴 단계입니다.
참여 은행을 늘리고, 송금 기능을 붙이고, 가맹점 확보를 은행에 맡기고, 기한을 없앤 것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실험을 끝내고 서비스로 넘어가겠다는 신호입니다.
그 성패를 가를 숫자는 아마 하나일 겁니다. 1인당 거래 횟수가 1.4회를 얼마나 넘어서느냐. 9월 이후를 지켜볼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앞으로 확인할 것
· 9월 실거래가 예정대로 시작되는가
· 참여 은행별 가맹점이 얼마나 늘어나는가
· 전기차 충전 보조금 사업자 선정 결과
· 1인당 사용 횟수가 1.4회를 넘어서는가
한국은행 프로젝트 한강 2단계 관련 보도 —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헤럴드경제, CBC뉴스 (2026년 7월 20일)
프로젝트 한강 2단계 구조 분석 — 블록미디어 (2026년 5월)
재정경제부 「2026년 경제성장전략」 (2026년 7월 14일)
CoinDesk 한국은행 CBDC 관련 보도 (2026년 7월 20일)
이 글은 공개된 언론 보도와 정부 발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정보 제공용 콘텐츠이며, 특정 금융상품이나 디지털자산의 매수 또는 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실증사업 일정과 세부 내용은 변경될 수 있으므로, 실제 참여나 판단에 활용하실 경우 한국은행 및 각 참여 은행의 공식 안내를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