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는 핵심
① 2026년 7월 15일, 일본 참의원이 개정안을 가결해 법이 성립했습니다.
② 가상자산 규제가 자금결제법에서 금융상품거래법으로 옮겨갑니다. 시행은 공포 후 1년 이내입니다.
③ 무등록 영업 처벌이 징역 3년에서 10년으로 올라가고, 내부자 거래 금지 규정이 처음 생깁니다.
④ 세금 20% 분리과세는 법 시행일이 속한 해의 다음 해 1월 1일부터입니다.
2026년 7월 15일, 일본에서 벌어진 일
일본 금융청은 2026년 4월 10일 법안 하나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이름은 「금융상품거래법 및 자금결제에 관한 법률의 일부를 개정하는 법률안」입니다. 이름은 길지만 하는 일은 단순합니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을 다루는 규칙을 통째로 다른 법으로 옮기는 것입니다.[1]
그리고 2026년 7월 15일, 참의원 본회의가 이 법안을 가결했습니다. 4월 중의원 통과에 이어 마지막 절차까지 끝난 것입니다. 법은 이미 만들어졌고, 이제 남은 것은 언제부터 적용하느냐뿐입니다.[2][3]
한국 언론은 이 소식을 대부분 "비트코인 ETF 길이 열렸다"로 전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이 법의 본체는 ETF가 아닙니다. 일본이 12년 동안 사고가 터질 때마다 하나씩 덧붙여 온 규칙을, 한 번에 다시 짠 것에 가깝습니다.
법 두 개만 알면 다 보입니다
일본 제도를 이해하려면 법 이름 두 개만 기억하면 됩니다. 이름이 어려우니 학교로 비유해 보겠습니다.
자금결제법 — 사물함을 지키는 규칙
학교 사물함에는 자물쇠가 있어야 하고, 열쇠는 아무나 만지면 안 됩니다. 자금결제법이 하는 일이 이것입니다. 거래소가 손님 돈과 코인을 잘 보관하는지, 열쇠 관리는 제대로 하는지를 봅니다. 지금까지 일본의 가상자산은 거의 전부 이 법 아래에 있었습니다.[4]
금융상품거래법 — 시험 부정행위를 잡는 규칙
사물함이 튼튼해도, 시험 문제를 미리 본 학생이 있으면 시험 자체가 무너집니다. 금융상품거래법이 보는 것이 이 부분입니다. 미리 아는 사람이 먼저 사고팔지 못하게 하고, 회사에게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합니다. 주식 시장에 오래 쓰이던 법입니다.
사고가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일본이 처음부터 계획을 세우고 움직인 것은 아닙니다. 큰 사고가 터지면 그때마다 규칙을 하나씩 붙였습니다. 순서를 보면 흐름이 보입니다. 참고로 일본 돈 1엔은 우리 돈 10원 안팎입니다.
| 시점 | 무슨 일이 | 그래서 생긴 규칙 |
| 2014년 | 마운트곡스 붕괴, 약 470억 엔 소실 | 거래소를 방치할 수 없다는 문제 제기 |
| 2017년 | — | 개정 자금결제법 시행, 거래소 등록제 도입 |
| 2018년 1월 26일 | 코인체크에서 약 580억 엔 유출, 피해자 약 26만 명 | 금융청, 업계 전반 현장검사 착수 |
| 2018년 10월 24일 | — | 금융청이 JVCEA를 자율규제기구로 인증(당초 회원 16개사) |
| 2024년 5월 31일 | DMM 비트코인에서 약 482억 엔 유출 | 금융청 업무개선명령(2024년 9월 26일) |
| 2025년 6월 6일 | — | 자금결제법 개정, 자산 국내보유명령·중개업 신설 |
| 2026년 7월 15일 | — | 금융상품거래법으로 이관 확정 |
※ 출처 [1][4][5][6][7]
사고가 날 때마다 규제를 좁히는 나라도 있습니다. 일본은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사고가 날 때마다 감독 범위를 넓혀서, 밖에 있던 활동을 안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이번 개정도 같은 방향입니다.
이번 개정이 실제로 바꾸는 네 가지
일본 금융청이 국회에 낸 설명자료에는 바뀌는 내용이 조목조목 적혀 있습니다. 그중 개인 투자자에게 체감되는 것을 네 가지로 추렸습니다.[1]
| 항목 | 지금까지 | 개정 후 |
| 내부자 거래 | 직접 규제 없음 | 금지. 위반 시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500만 엔 이하 |
| 무등록 영업 | 징역 3년 이하 | 징역 10년 이하 또는 벌금 1,000만 엔 이하 |
| 정보 공개 | 의무 아님 | 거래업자·발행자가 사전 공표. 연 1회 정기 공표도 도입 |
| 해킹 대비 | 보관 규정 중심 | 유출 시 보상용 책임준비금 적립 의무 |
※ 출처 [1]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는 숫자를 보면 납득이 됩니다. 금융청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가상자산 계좌 개설 수는 1,400만 건을 넘었고, 보유자의 약 70%가 연 소득 700만 엔 미만입니다.[1] 금융심의회 보고서를 보면 2025년 10월 기준 이용자 예탁금은 5조 엔을 넘었지만, 개인 계좌의 80% 이상은 잔액이 10만 엔에 못 미칩니다.[8] 한 사람이 넣은 돈은 크지 않은데 사람 수가 아주 많은 구조입니다. 사고가 나면 피해가 넓게 퍼지는 형태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 규칙은 언제부터 적용될까요.
세금 20%와 ETF는 언제부터인가
가장 많이 검색되는 질문입니다.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2026년도 세제개정 대강」에 답이 적혀 있습니다.[9]
먼저 헷갈리기 쉬운 부분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세금을 내는 사람은 코인을 판 개인입니다. 거래소가 대신 내는 구조가 아닙니다. 대강은 거주자가 아래 두 조건을 모두 채워서 팔았을 때, 그 이익에 다른 소득과 분리해 20%(소득세 15% + 개인주민세 5%)를 매긴다고 정했습니다.
20%가 적용되는 두 가지 조건
① 종목 조건 — 금융상품거래업자 등록부에 올라 있는 암호자산이어야 합니다. 대강은 이것을 "특정 암호자산"이라고 부릅니다.
② 상대방 조건 — 암호자산거래업을 하는 사업자를 상대로 팔아야 합니다.
등록업자에게는 다른 역할이 주어집니다. 그해 거래한 사람의 이름과 종목 등을 적은 보고서를 이듬해 1월 31일까지 세무서장에게 내야 합니다. 세금을 내는 쪽이 아니라 자료를 넘기는 쪽입니다. 한편 손실이 나면 3년까지 다음 해로 넘겨 공제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다른 소득과 합쳐 최고 55%까지 매겨지므로, 큰 폭의 변화입니다.
여기서 주의
적용 시점은 "금융상품거래법 개정법 시행일이 속하는 해의 다음 해 1월 1일"입니다. 법이 2027년 중에 시행되면 2028년 1월 1일부터입니다. 법이 성립했다고 해서 지금 세금이 내려간 것이 아닙니다. 시행일은 정령으로 따로 정해집니다.
세율을 20.315%로 소개한 기사도 많습니다. 이 숫자는 부흥특별소득세 0.315%를 더한 값입니다. 재무성 대강 원문의 표기는 20%이고, 0.315%는 해설 과정에서 붙는 수치입니다. 둘 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출처가 다릅니다.
ETF는 어떨까요. 이번 개정은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규정했으니 제도적 바닥은 깔렸습니다. 실제 상장까지는 관련 법령 정비와 거래소 승인이 더 필요합니다. 일본 재무상이 검토 의사를 밝힌 단계이고, 확정된 출시 일정은 아직 없습니다.[2]
정리 — 확실한 것과 아직 모르는 것
확실한 것은 방향입니다. 일본은 가상자산을 결제 수단이 아니라 투자 상품으로 보기로 했고, 그 결정을 법으로 못 박았습니다. 하지만 확실하지 않은 것도 그만큼 남아 있습니다.
① 시행일이 아직 없습니다. "공포 후 1년 이내"만 정해졌고, 정확한 날짜는 정령으로 나옵니다. 세금 적용 시점도 여기에 연동됩니다.
② "105종 목록"은 법정 명단이 아닙니다. 2025년 11월 보도에 등장한 105라는 숫자는 그 시점에 일본 거래소가 취급하던 종목 수입니다. 법이 정한 대상은 "국내 등록업자가 취급하는 암호자산"이며, 종목은 늘거나 줄 수 있습니다.
③ 세부 기준은 부령 사항입니다. 어떤 정보를 얼마나 공개할지, 책임준비금을 얼마나 쌓을지는 앞으로 나올 내각부령에 달려 있습니다.
한국에서 이 뉴스를 볼 때 참고할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앞의 두 조건 가운데 하나라도 어긋나면 20%가 아닙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다른 소득과 합산됩니다. 게다가 대강은 합산 과세로 남는 암호자산에 대해 특별공제와 장기보유 우대, 다른 소득과의 손익통산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습니다.[9] 세금을 낮추는 대신 거래를 제도권 안으로 불러들이는 구조입니다. 규제 완화라기보다 교환에 가깝습니다.
필자의 관점
여기부터는 사실 정리가 아니라 제 견해입니다.
일본의 행보는 우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한국도 비슷한 순서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근거는 두 나라가 서 있는 지점입니다. 한국은 2024년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을 시행했습니다. 거래소의 시장 행위를 규율하는 1단계입니다.[10] 다음 단계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은 2026년 8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고, 관련 법안 10건이 올라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하반기 처리를 목표로 밝혔습니다.[11]
순서가 일본과 겹칩니다. 먼저 거래소를 등록시키고, 다음에 이용자 자산을 지키고, 마지막에 시장 질서와 공시를 다룹니다. 한국은 지금 두 번째와 세 번째 사이에 서 있습니다. 일본이 2026년에 넘은 문턱이 한국 앞에도 놓여 있는 셈입니다.
다만 방향이 같다고 속도까지 같지는 않습니다. 일본은 큰 사고를 세 번 겪고 나서야 여기까지 왔습니다. 한국이 같은 대가를 치르지 않고 순서만 밟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일본에서 가상자산이 주식이 된 건가요?
아닙니다. 금융청 설명자료는 가상자산을 "유가증권과는 별개의 금융상품"으로 규정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같은 법의 감독을 받되, 주식과 똑같은 취급은 아닙니다.[1]
Q2. 자금결제법은 없어지나요?
아닙니다. 가상자산 거래 부분이 금융상품거래법으로 옮겨갈 뿐, 스테이블코인과 선불카드 등은 계속 자금결제법이 다룹니다.[1]
Q3. 한국 제도와 무엇이 다른가요?
한국은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이용자 보호와 불공정거래를 함께 다루는 구조입니다. 일본은 보관과 결제는 자금결제법, 시장 질서와 공시는 금융상품거래법으로 두 축을 나눴습니다. 어느 쪽이 낫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닙니다.
참고문헌 (References)
[1] 金融庁(일본 금융청), 「金融商品取引法及び資金決済に関する法律の一部を改正する法律案 説明資料」, 2026-04,
https://www.fsa.go.jp/common/diet/221/02/03.pdf
[2] 서울경제, 「日, 가상자산 '금융상품'으로 편입…비트코인 ETF 길 열렸다」, 2026-07-15,
https://www.sedaily.com/article/20068186
[3] PwC Japan, 「暗号資産に係る2026年金商法等改正法の成立」, 2026-07-28,
https://www.pwc.com/jp/ja/knowledge/news/legal-news/legal-20260728-4.html
[4] 参議院 財政金融委員会調査室(일본 참의원 조사실), 「暗号資産をめぐる制度整備の経緯と論点」, 2025-10-28,
https://www.sangiin.go.jp/japanese/annai/chousa/rippou_chousa/backnumber/2025pdf/20251028081.pdf
[5] 日本経済新聞, 「コインチェックの仮想通貨不正流出、過去最大580億円」, 2018-01-26,
https://www.nikkei.com/article/DGXMZO26231090X20C18A1MM8000/
[6] 金融庁, 「認定資金決済事業者協会の認定について」, 2018-10-24,
https://www.fsa.go.jp/news/30/virtual_currency/20181024-1.html
[7] 金融庁, 「株式会社DMM Bitcoinに対する行政処分について」, 2024-09-26,
https://www.fsa.go.jp/news/r6/sonota/20240926/20240926.html
[8] 金融庁 金融審議会, 「暗号資産制度に関するワーキング・グループ 報告」, 2025-12-10,
https://www.fsa.go.jp/singi/singi_kinyu/tosin/20251210/01.pdf
[9] 財務省(일본 재무성), 「令和8年度税制改正の大綱」(一 個人所得課税 3 金融・証券税制), 2025-12-26,
https://www.mof.go.jp/tax_policy/tax_reform/outline/fy2026/08taikou_01.htm
[10] 디지털투데이, 「디지털자산 2단계법 '골든타임' 놓치나…1년 반째 공회전」, 2025-10-20,
https://www.digital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98211
[11] 디지털타임스, 「당정, 가상자산법 연내 처리 속도전」, 2026-07-20,
https://www.dt.co.kr/article/1207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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