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으로 집·차 사기, 화폐가 아니라 자산이면 된다

Buying a House or Car with Cryptocurrency

    스테이블코인 시리즈 3편 · 기준일 : 2026년 8월 25일 · 대상 : 포르투갈 교환 계약 제도, 한국 자금조달 제도

앞선 글
1편 · 80조 터진 스테이블코인, 수수료 0원 전쟁과 미·일의 '진짜 속내'
2편에서는 국내에서 코인을 팔아 집을 사는 네 단계를 정리했습니다.

숫자로 보는 핵심

① 포르투갈은 코인 부동산 거래를 매매가 아닌 교환(permuta)으로 처리합니다.

② 2022년 5월 5일 브라가의 아파트가 3비트코인에 거래됐고, 유로 환전이 없었습니다.

③ 2017년 국토교통부는 비트코인을 자금조달계획서에 적을 수 없다면서도, 당사자 합의로 결제 수단을 정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④ 한국의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2027년 1월 1일 시행 예정입니다.

화폐가 되어야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코인 이야기에는 늘 같은 벽이 등장합니다. 정식 화폐가 아니니 값을 치를 수 없다는 것입니다. 2017년 12월 국토교통부가 비트코인을 자금조달계획서에 적을 수 없다고 결론 낸 이유도 그것이었습니다. [1]

그런데 이 벽에는 옆문이 있습니다. 물건값을 반드시 돈으로 치러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집과 밭을 맞바꾸는 거래는 예전부터 있었고, 거기에는 돈이 한 푼도 오가지 않습니다. 코인이 자산으로 인정되기만 하면 같은 방식이 열립니다.

실제로 코인을 자산으로 보는 데에는 다툼이 없습니다. 세법은 넘길 때 손익을 계산하라 하고, 금융회사는 담보로 잡아 돈을 빌려주며, 국토교통부는 그것을 판 돈을 정당한 자금 출처로 인정합니다. 화폐로만 인정받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렇다면 화폐가 필요 없는 거래 형식을 쓰면 어떻게 될까요. 이 글은 그 질문을 따라갑니다.

매매와 교환은 다른 계약이다

구분 매매 교환
주고받는 것 물건 ↔ 물건 ↔ 물건
코인에 필요한 자격 화폐로 인정 자산으로 인정
쓸 수 있는 대상 모든 거래 부동산, 자동차, 미술품 등

차이는 두 번째 줄에 있습니다. 매매로 가면 코인이 화폐라야 하고, 이 문턱은 어느 나라도 넘겨 준 적이 없습니다. 반면 교환으로 가면 양쪽이 자산이기만 하면 됩니다.

세 번째 줄도 중요합니다. 교환이 쓰이는 곳은 등기나 등록으로 소유권을 옮기는 거래입니다. 부동산, 자동차, 미술품처럼 물건 하나하나가 특정되는 대상이죠.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며 교환 계약서를 쓸 수는 없으니, 이 길은 고액·단건 거래에 한정됩니다. 일본이 100만엔 벽을 손대며 자동차와 주택을 예로 든 것도 같은 이유로 보입니다.

화폐 인정을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자산 인정만으로 문 하나가 열립니다.

포르투갈, 공증인협회가 규정을 만들었다

포르투갈 공증인협회(Ordem dos Notários)는 2022년 4월, 국내에 별도 법률이 없는 상황에서 공증사무소가 따를 자체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유로로 바꾸지 않는 코인 부동산 취득을 교환(permuta) 형식으로 처리하도록 한 것이 핵심입니다. [2]

절차는 만만치 않습니다. 매수인은 공증 최소 5일 전에 당사자 신원, 가격, 사용할 코인 종류를 알려야 하고, 취득 시점부터의 코인 전체 기록과 지갑 기록을 제출해야 합니다. 공증인은 이를 중앙수사검찰청(DCIAP)과 금융정보분석원에 통보합니다. [3]

규정이 생기고 한 달 뒤인 2022년 5월 5일, 브라가의 방 세 개짜리 아파트가 3비트코인(당시 약 11만 유로)에 거래됐습니다. 유로로 한 번도 바꾸지 않은 채 등기가 넘어갔습니다. [4]

한국, 계약은 되는데 적을 칸이 없다

흥미로운 것은 2017년 국토교통부 관계자의 발언입니다. 비트코인은 계획서에 적을 수 없다고 하면서도, 부동산 매매는 사인 간 거래이므로 서로 합의하면 결제를 비트코인으로 하든 도자기로 하든 상관없다고 했습니다. [1]

도자기 이야기가 정확히 이 글의 논점입니다. 도자기로 집을 살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그것을 서류에 적을 방법이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계약은 되는데 신고가 막혀 있는 상태죠.

여기서 주의 — 막힌 것은 계약이 아니라 기록이다
2026년 2월 10일 신설된 칸의 이름은 '가상화폐 매각대금'입니다. [5] 판 돈을 적는 칸이지 코인을 적는 칸이 아닙니다. 교환으로 거래했다면 채울 항목이 없습니다.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 거래라면 이 부분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자산이라서 열리고, 자산이라서 세금이 붙는다

같은 이유가 반대편에서도 작동합니다. 화폐로 값을 치를 때는 아무것도 판 것이 아니어서 소득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산을 넘기면 그 순간이 처분이 되고, 손익 계산이 시작됩니다.

한국의 소득세법은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생긴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과세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시행 시점은 2027년 1월 1일입니다. [6] 코인을 그대로 넘기는 교환이 이 '양도'에 해당하는지는 개별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 여기서 단정할 수 없습니다.

치르는 방식 성격 손익 계산
원화로 낸다 지급 없음
코인을 팔아 원화로 낸다 매도 후 지급 매도 시점
코인을 그대로 넘긴다 교환 판단 필요

※ 이해를 돕기 위한 구분이며, 실제 과세 여부와 세액은 개별 사안에 따라 달라집니다.

규정이 있는 나라에서 절반이 거부됐다

포르투갈 숫자가 답을 줍니다. 일간 엑스프레수 보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공증인이 기록한 디지털자산 부동산 거래는 13건이었고, 이 중 7건이 거부됐습니다. 자금세탁방지 규정 미준수, 거래를 완결할 기술적 역량 부족, 세법 불확실이 이유였습니다. [7]

거부 사유의 무게중심이 자금세탁방지에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교환 구조가 화폐 인정 문제를 우회해 주기는 하지만, 그 코인이 어디서 왔는지 증명하는 부담까지 없애 주지는 않습니다. 5일 전 통보와 전체 이력 제출을 요구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법이 있어도, 세금이 없어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두 곳을 보면 이 진단이 굳어집니다.

유럽에는 미카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유럽증권시장청과 프랑스 금융시장청의 설명을 보면 이 법이 다루는 것은 암호자산의 발행과 거래, 그리고 발행자와 서비스 제공자의 인가·감독입니다. [8][9] 개인이 무엇으로 집값을 치를 수 있는지는 대상이 아닙니다. 포르투갈 공증인협회가 자체 규정을 만들어야 했던 이유입니다.

아랍에미리트에는 세금이 없습니다. 개인이 암호자산을 팔아 얻은 차익에 개인 소득세도 양도소득세도 붙지 않습니다. [10] 그런데도 대형 개발사들은 코인을 받은 뒤 디르함으로 전환해 등록합니다. 암호화폐는 규제 대상이되 법정화폐가 아니며, 공식 통화는 디르함입니다. [11]

여기서 주의 — 세금이 유일한 문턱이었다면
두바이에서는 이미 넘었어야 합니다. 넘지 않았다는 것은 다른 문턱이 더 높다는 뜻입니다. 포르투갈의 거부 사유가 그 문턱의 이름을 알려 줍니다.

필자의 관점

코인이 화폐로 인정받는 날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자산으로 인정되는 것만으로 교환이라는 길이 이미 열려 있고, 포르투갈이 그 길을 걸어 보였습니다. 부동산뿐 아니라 자동차나 미술품처럼 등록·등기가 따르는 거래에도 같은 구조를 쓸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길이 넓어지는 조건은 세율이 아니라 증명이라고 봅니다. 코인이 어디서 왔는지, 언제 얼마에 샀는지, 어느 지갑에서 어느 지갑으로 갔는지를 적을 자리가 있어야 합니다. 한국에서 다음에 볼 대목도 그래서 자금조달계획서 서식입니다. 코인 자체를 적는 칸이 생기는지, 생긴다면 무엇을 요구하는지가 문턱의 실제 높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한국에서도 교환 계약으로 집을 살 수 있나요?

계약 자체를 금지하는 규정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2017년 국토교통부 관계자도 당사자 합의로 결제 수단을 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1] 다만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 거래라면 이를 적을 항목이 마련돼 있지 않고, 취득세 등 부대 비용의 산정 기준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금액이 크다면 계약 전에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자동차도 코인으로 살 수 있나요?

구조상으로는 같은 논리가 적용됩니다. 다만 등록 절차와 세금 산정 방식이 부동산과 달라, 이 글에서 확인한 범위를 넘습니다. 일본에서는 자동차와 주택 같은 고액 결제를 염두에 둔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시행 단계가 아닙니다.

교환으로 하면 세금이 줄어드나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자산을 넘기는 행위가 처분으로 판단되면 손익 계산이 따라옵니다. 포르투갈 실무에서도 교환 형식의 세무상 취급은 전문가와 따져 볼 사안으로 다뤄집니다. 절세 수단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닙니다.

참고문헌 (References)

[1] 한국경제, 「비트코인으로 집 사도 되나요… 가상화폐로 부동산 거래까지?」, 2017-12-28 — 국토교통부 검토 결과
https://www.hankyung.com/article/201712285874Y

[2] RFF Lawyers, 「Aquisições imobiliárias com criptomoedas em Portugal」, 2022-05
https://www.rfflawyers.com/pt/know-how/newsletters/aquisicoes-imobiliarias-com-criptomoedas-em-portugal/4550/

[3] Cointelegraph Brasil, 「Entidade notarial portuguesa cria regras para compra e venda de imóveis com criptomoedas」, 2022-04
https://cointelegraph.com.br/news/portuguese-notary-entity-creates-rules-for-buying-and-selling-real-estate-with-cryptocurrencies-in-the-country

[4] idealista, 「A property in Braga is sold for 3 bitcoins」, 2022-05-13
https://www.idealista.pt/en/news/financial-advice-in-portugal/2022/05/13/5003-house-in-braga-sold-for-3-bitcoins-1st-100-crypto-transaction-in-portugal

[5] 헤럴드경제, 「“103억원어치 코인 팔아 집샀다”…30대의 ‘내집 마련’ 세태」, 2026-05-10 — 국토교통부가 김종양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734521

[6] 국세청, 「거주자의 가상자산소득 과세 개요」, (접속: 2026-08-25)
https://www.nts.go.kr/nts/cm/cntnts/cntntsView.do?mi=40370&cntntsId=238935

[7] Expresso (재인용) — 2022년 공증인 기록 13건 중 7건 거부, 공증인협회장 조르즈 바티스타 다 실바 발언
https://novomove.com/how-to-buy-property-with-crypto-in-portugal/

[8] European Securities and Markets Authority, "Markets in Crypto-Assets Regulation (MiCA)", (접속: 2026-08-25)
https://www.esma.europa.eu/esmas-activities/digital-finance-and-innovation/markets-crypto-assets-regulation-mica

[9] Autorité des marchés financiers, "The European regulation Markets in Crypto-Assets (MiCA)", (접속: 2026-08-25)
https://www.amf-france.org/en/news-publications/depth/mica

[10] Lexology, "How the UAE Taxes and Regulates Cryptocurrencies", 2025-10
https://www.lexology.com/library/detail.aspx?g=b21a1dc2-bacf-46bc-9e36-37f8d0e5eec8

[11] Gulf News, "Crypto Payments in UAE", 2026-08
https://gulfnews.com/living-in-uae/banking/crypto-payments-in-uae-explained-1.500629742

필자 · 경제·금융·디지털자산 제도를 일반 독자의 언어로 옮겨 씁니다. 숫자의 출처와 기준일을 함께 확인하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지향합니다.

유의사항

이 글은 공개된 자료를 정리한 정보 제공용 콘텐츠이며, 특정 자산의 매수·매도나 특정 거래 방식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계약 형식과 과세 판단은 개별 사안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반드시 법률·세무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본문의 수치와 정보는 2026년 8월 25일 기준이며 이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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